2월 10일(월) 교원 인사위원회 회의에 대한 교수회 입장문 (2020. 02. 10)
2월 10일(월) 교원 인사위원회 회의에 대한 교수회 입장문
대부분의 교수님들이 알고 계시듯 2월 10일 오늘 인사위원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인사위원회 회의 과정을 교수님들께 알려드리고, 본부에 대한 교수회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자 합니다.
◈ 인사위원회 안건에 대한 교수회의 판단과 입장
전체 교수를 대표하는 교수회는 교수들의 복무와 지위, 교권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교수 복무규정, 인센티브 규정, 연구년 규정 등의 본부안이 문제 소지가 크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첫째, 절차적 하자입니다. 교수들의 복무규정, 인센티브, 연구년 등의 규정을 개정하는데 교수들에게 한 마디 의견을 묻지도 않았으며, 교수들은 어떤 내용이 포함되었는지, 어떻게 규정이 강화되었는지도 모르는 ‘깜깜이’ 안(案)을 만들어 인사위원회에 안건으로 급히 부의한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은 내용적 타당성은 차치하고라도 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한 심각한 문제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둘째, 내용적 문제입니다. 충분한 의견수렴과 숙의(熟議) 과정이 없다 보니 내용적으로 부실하거나 문제가 없을 수 없습니다. 기본권 침해의 가능성이 있는 규정에서부터 자의적 해석이 가능한 문구, 교수들에게 적용하기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규정 등이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복무규정을 포함하여 교수들 징계의 근거가 될 수도 있는 규정들은 충분한 논의와 검토를 거쳐 합리적이고 타당하게 만들어져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러한 판단에 근거하여 교수회는 규정을 만드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뜻에서 오늘 인사위원회에서 논의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총장님과의 협의를 통해 인센티브 제도는 교수회에서 교수님들의 의견수렴 및 연구를 진행하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다른 두 안건 역시 교수회는 충분한 의견수렴을 통해 합리적이고 타당하게 만들어야 하므로 이번 인사위원회에서 논의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입장을 정했습니다.
◈ 인사위원회 회의 과정
회의 과정에서 인사위원회 위원(6대 교수회 추천으로 이번 달까지 임기)인 교수회 의장이 의사 진행 발언을 통해 교수회의 입장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러나 인사위원회 위원장(부총장)은 큰 소리로 ‘왜 회의 진행을 방해하느냐?’고 하면서 발언을 제지하였습니다. 이에 교수회 의장은 ‘이러한 상황에서는 회의에 참여할 수 없으며 교수회는 빠질 테니 알아서 하시라‘고 항의하며, 회의장을 나왔습니다.
◈ 인사위원회 위원장인 부총장에 대한 교수회 입장
교수회는 인사위원회 위원장의 회의 진행 과정에서 보여준 행태 및 발언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합니다.
교수들의 뜻을 묻고 수렴된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회의 방해입니까? 인사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한 교수회 대표는 교수들의 권익과 교권, 그리고 이해를 대변하는 사람으로서 다수 교수님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입니다. 물론 다른 위원분들의 의견도 소중하고 존중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교수회 대표의 발언은 한 개인의 입장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말 짧은 시간 많은 교수님들이 공식, 비공식적으로 안건의 문제점에 대해 의견을 전해 주셨고, 교수회 의견을 모아 전체 포털로 공지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확인된 의견을 전달한다면 그에 대한 무게를 더 느끼고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안건 심의를 강행하기 위해 회의를 방해하는 것으로 매도하고 역정을 냅니다. 그렇다면 여러 의견을 개진해 주신 교수님들은 뭡니까? 언제부터 우리 대학에서 전체 교수님들의 의견은 들을 필요도 없는 것이고, 교수님들의 의견과 교수회 판단을 전달하는 것이 회의를 방해하는 것입니까?
◈ 총장님께 촉구합니다
인사위원회 회의장을 나온 의장은 총장을 바로 면담하여 두 가지 사항을 요구하였습니다. 복무규정과 연구년 규정에 대한 재심의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 인사위원회 회의 과정에서 보여준 부총장의 독선적이고 비민주적인 발언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입니다. 이에 김상호 총장님은 규정 심의안의 재심의를 통해 합리적이고 타당한 개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수회 요구를 수용하고, 문제 해결을 약속했습니다. 이에 교수회는 부총장의 회의 중 발언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였습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대학 행정의 최종 책임자로서 총장님의 책임 있는 해결을 다시 한번 요구합니다.
◈ 맺으며
외부의 어려움이 있다면 내부적으로는 단결하고 서로 위로하고 협력하고 격려해야 합니다. 그런데 본부는 어렵다고는 하면서 왜 대학의 민주적 질서를 어기면서까지 교수 사회를 분열시키려 하고, 교수들을 무슨 평범한 직장인들처럼 인식하고 자율성을 억압하려고만 듭니까? 대학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고자 교수회는 본부와 협력하여 일하려고 하는데, 본부가 먼저 교수와 교수회를 패싱해도 되는 것입니까?
그동안 대구대학교가 쌓아온 소중한 민주적 가치들을 훼손하며, 교수들의 자율성을 억압하고 분열시키는 보직자들이 있다면 교수회는 교수님들을 대표하여 단호하게 대처하겠습니다. 교수님들께서도 교수의 자존심을 지키고, 교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본부 행정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20. 2. 10.
대구대학교 교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