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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재배치 사업 추진에 대한 교수회 입장 (7월 27일)

등록일 2018-08-17 작성자 교수회관리자 조회수 4032

    

  최근 본부의 캠퍼스 재배치 계획 추진에 따른 교내 혼란과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들리는 바에 의하면 금년 중 법학부의 경상대 이전을 시작으로 행정대, 사회대, 조예대, 재과대 등 다른 단과대학들도 순차적으로 이전한다는 것입니다. 

     

  본부는 캠퍼스 공간의 효율적인 이용과 비용 절감을 위해 이러한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 추진 과정에서 간과할 수 없는 많은 문제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교수회는 대학 운영의 동반자로서 이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첫째, 많은 구성원들의 우려는 과연 이러한 사업이 우리 대학이 가장 중점적으로 우선 추진해야 할 사업인가라는 점입니다. 주지하다시피 학령인구의 감소로 대학의 위기가 고조되고 그 여파는 지방대학에 집중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우리는 지금 입학, 취업, 교육 및 연구 등 대학의 핵심 과업에 있어서 질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시스템 정비에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캠퍼스 재배치와 같은 하드웨어적 사업도 물론 필요하기는 하나 우선순위에서 앞서는 것인지 의문이며, 그에 대한 구성원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강행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더욱 회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작금의 재정위기가 모든 구성원들에게 우려를 넘어 현실적인 피해로 다가오고 있는 상황인데, 이러한 사업에 소요되는 재정은 얼마나 될 것이며, 그 조달방안은 무엇인지, 그만한 재정지출의 효과가 무엇인지에 대해 이렇다 할 설명이 없습니다. 지금은 조금의 재원이라도 아껴서 교직원 복지의 후퇴를 막고 , 대학 경쟁력 향상을 위해 써야 합니다. 즉 지출의 우선순위를 철저히 따져서 최대한 안정적으로 재정을 운용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아직까지 본부는 이러한 사업이 비용효과 면에서 타당성이 있는 것인지에 대한 구성원의 우려를 씻지 못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설명과 동의가 필요합니다. 

     

  셋째, 이러한 사업은 전체적인 계획 하에 일괄적으로 추진되어야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업이 이미 상당수 구성원들의 우려와 반대에 봉착하고 있어서 자칫하면 파편화된 추진이 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그렇게 되면 그나마 기대할 수 있는 효과도 반감될 것이 뻔하므로 실행 가능한 단대부터 우선 추진하고 본다는 식의 부분 추진 방식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전체적인 계획의 일괄 추진이 가능할 때까지 부분적 추진 역시 보류되어야 합니다. 

     

  넷째, 계획의 내용이 과연 합리적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종합연구동을 학생 기숙사로 개조하려 한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처음부터 이 건물은 연구실 전용으로 설계된 것이어서 기숙사로 활용하기에는 부적합하고 공간의 비효율만 초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단과대학 이전 시 연구-강의-행정 공간이 통합되어야지, 분리되는 순간 비효율과 큰 불편이 따르게 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있는 것인지도 의문입니다. 이러한 의문이 마땅히 해소되고 나서야 사업 추진이 가능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렇듯 대학 전체를 들쑤셔놓는 큰 사업을 추진하면서 구성원들에 대해 사전 설명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듯 추진하는 모습은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마땅히 캠퍼스 재배치에 관한 전체적인 청사진을 마련하고 교내 공청회 등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구성원 합의를 이루어낸 이후에 일괄적으로 시행해야 할 것입니다. 그보다 시급한 일이 많은데도 캠퍼스 재배치 사업을 이다지 서두를 이유가 없습니다. 천천히, 그러나 완벽한 합의 하에 추진하는 것이 오히려 빠르고 효율적인 사업 추진을 가능케 할 것입니다. 이는 비단 캠퍼스 재배치 사업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 본부가 대학 행정을 추진하는 데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 보다 신경 써 주기를 기대하면서 드리는 교수회의 고언임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