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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직선제 폐기 시도에 대한 구성원 연대 성명서

등록일 2020-08-20 작성자 교수회관리자 조회수 3546

총장 직선제 폐기 시도에 대한 구성원 연대 성명서

 

대구대학교 교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대구대지회,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대구대분회, 대구대학교 민주동문회

2020. 7. 23

 

  영광학원 일각에서 시도 중인 대구대 총장 선출 제도 변경건에 대하여 대구대 교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대구대지회,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대구대분회, 대구대학교 민주동문회는 일치단결하여 다음과 같이 대학 구성원들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며, 대구대의 역사와 정체성의 근간인 총장 직선제의 폐기 시도를 단호히 거부한다.

 


 1. 민주주의와 자율의 가치를 뛰어넘는 가치는 없다!

 

  우리 사회 최고의 지성 집단이라고 하는 대학은 교육과 연구를 통해 진리를 탐구하며, 사회의 전도를 밝히는 중요한 의무와 역할을 맡고 있다. 이러한 역할 과정에서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사가 존중받고 제 역할을 다하는 민주주의의 가치와, 스스로 지향하는 바를 추구하는 자율의 가치는 그 어떤 가치보다 우선한다. 간선제의 장점으로 법인이 제시한 이사회와 총장 간의 갈등이 줄고 협조체제가 확립되어 총장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효율의 가치가, 학내 민주주의와 자율성의 가치에 우선할 수 없다.

 

  20명 내외의 위원회에서 선출된 간선제 총장이 어떻게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구성원들의 의사를 민주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가? 자신을 선출, 임명한 사람에게 충성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라면 간선제 총장이 누구에게 충성할지는 자명하다. 교수의 85% 이상이 현행 직선제에 찬성하는 설문결과는 구성원들이 민주적 가치와 자율의 가치를 얼마나 소중히 생각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런 맥락에서 구성원들의 뜻을 무시한 채 간선제가 오히려 민주적이라는 법인의 주장은 궤변일 뿐이다. 또한, 학령인구 급감의 위태로운 시기에 효율 논리를 앞세워 간선제를 강요하면서 대학을 재기할 수 없는 혼란 사태에 빠트리는 일부 이사들의 행위는 극히 무모하고 무책임하다.

 

  2015년 서울 모 대학을 장악한 법인 이사장은 인사권을 가진 내가 법인을 시켜서 모든 걸 처리한다. 그들이 제 목을 쳐달라고 목을 길게 뺐는데 안 쳐주면 예의가 아니다.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내가 쳐줄 것이다라고 했다. 최고 지성 집단의 대학에서 인간적 존중은 고사하고 한 줌 예의조차도 찾을 수 없는 무지막지하고 몰상식한 발언이었다. 대학 민주주의와 구성원의 자율성이 사라진 우리 대학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2. 간선제 주장의 저의가 의심스럽다!

 

  법인이 총장 선출 제도 변경 시도의 이유로 제시한 내용은 모두가 비논리와 억지에 가깝다. 잘나가고 있는 대학을 두고, 논리도 합리성도 결여한 주장으로 긁어부스럼 내는 간선제 타령의 저의를 심각히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직선제가 학내 파벌을 형성하고 분열과 갈등을 야기한다고 하는데, 간선제는 더 큰 파벌(법인파, 민주파)을 만들 것이다. 그 과정에서 발생할 분열과 갈등은 과거 우리 대학의 어두운 역사와 분규과정에서 이미 똑똑히 지켜보았다. 지난해 봄 법인 정상화가 되자마자 힘 있는 쪽의 비선 실세가 되기 위해 줄 서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을 우리는 지켜 보고 있다.

 

  둘째, 직선제 때문에 교수 사회가 정치화된다고 주장하는데, 오히려 총장 간선제로 대학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일부 이사들의 속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인간이 속한 조직 중에 어디 정치적이지 않은 곳이 있는가? 초등학교 반장선거에서도 각 후보를 지지하는 아이들이 서로 나뉜다. 이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원리가 구현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셋째, 자리다툼으로 연구가 뒷전이라고 주장하는데, 연구실적은 모두 점수로 환산되어 촘촘한 규정에 따라 승진과 성과급에 반영되고, 부족한 지원 속에서도 다수 교수들은 충실히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가장 어려운 시기에, 최고로 투명하게 운영되는 우리 대학에서 보직은 자리다툼의 대상이 아니라 큰 봉사와 자기희생의 길이다. 이런 허무맹랑한 주장은 열심히 연구하고 대학을 위해 봉사하는 교수와 보직자들을 심각하게 모욕하는 행위이다.

 

  넷째, 직선제로 총장의 소신 행정이 저해된다고 주장하는데, 총장이라고 모든 걸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정해진 합당한 내부적 절차와 구성원들(교수, 직원, 학생)의 동의가 필요하며, 그것을 통해 바람직한 대학 거버넌스가 구현되는 것이다. 지금 총장이 소신 행정을 펼치지 못한다면 그것은 구성원 때문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막고 있는 법인 때문이다.

 

  다섯째, 선심성 공약으로 재정운영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는데, 선심성 공약의 구체적 내용과 악영향의 실체가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 그렇게 재정적 문제가 많은 직선제를 수십 년 이어온 대학이 법인의 도움 없이도 어떻게 전국 대학 중 16, 1,000억 이상의 적립금을 쌓을 수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법인이 대구대 재정 문제를 제기하려면 연간 10억 원도 되지 않는 법정 전입금 의무부터 다하고 나서 얘기해야 할 것이다.

 

  여섯째, 직선제가 유능한 인재(총장)를 발탁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주장하는데, 현행 제도에서도 구성원과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대학을 발전시킬 정말 유능한 인재라면 외부 인사도 구성원들의 적극적 지지와 선택을 받을 수 있다. 박윤흔 영광학원 이사장은 외부 출신으로서 어떻게 우리 대학 직선 총장을 지낼 수 있었는지 궁금할 뿐이다.

 

   법인이 이렇게 논리에 합당하지도 않는 갖가지 이유로 전국 대학 가운데서 최고 모범이 되고 부러움의 대상인 우리 대학 총장 직선제를 뒤흔들어 대는 숨겨진 진짜 이유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대학의 발전을 위해서인가? 아니면 특정 개인의 사욕을 채워주기 위해서인가? 3주기 대학평가 준비와 학령인구 감소라는 외부적 큰 위협요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구대를 또다시 분규대학으로 몰아가면서 간선제를 강박하는 진짜 숨은 의도는 무엇인가?

 

 

 3. 대구대의 현재는 그나마 직선제였기에 가능했다!

 

   대구대는 30년 이상 우여곡절을 겪으며 현재에 이르렀다. 지금의 대구대는 우리가 희망하는 최선의 모습은 아니지만 어디에 내놓아도 결코 부끄러운 모습은 아니다. 17천 명의 학생, 5백 교수, 2백 직원에 1,000억이 넘는 적립금, 100만 평의 아름다운 교정, 사회복지 및 특수 교육, 장애인 재활 분야의 특성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전국 단위의 인지도와 경쟁력을 갖추었다. 대규모 국책과제에도 매년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30년 가까운 총장 직선제 역사에서 정말 심각한 폐해를 드러냈다면 대구대가 어떻게 오늘의 알찬 성과를 산출할 수 있었겠는가?

 

   1990년 전후로 드러난 구재단의 무능과 욕심 때문에 대표적 분규 사학으로 낙인찍혀 우리 구성원들이 고통받았던 지난 역사를 우리 모두 뚜렷이 기억하고 있다. 그 첨예한 갈등의 시기에도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면서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쳤던 대다수 교수들, 어렵고 힘든 일 마다하지 않았던 직원들의 헌신, 학업에 충실하면서도 때로는 대학 민주주의 투쟁에 동참한 학생들의 노력, 민주동문회를 위시한 졸업 동문들의 지속적인 연대와 지지 덕분에 현재의 대구대로 발전할 수 있었다. 모두가 내 대학이고, 우리 학생이라는 생각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위기 때마다 힘을 하나로 모아 어려움을 이겨내었다. 오랜 임시이사 체제에서도 그나마 직선제를 통해 모두가 대구대의 주인으로 당당히 살아왔기에 이만큼이라도 가꿔낼 수 있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대구대는 부끄러움이 아니라 우리의 자랑이고 자부심의 어머니다.

 

   직선제의 가장 유의미한 장점은, 구성원들이 집단 지성을 발휘하여 총장의 잘못된 정책을 자유롭게 비판하고 끊임없이 수정을 요구하는 민주적 절차가 보장되며, 그럼으로써 투명한 대학 운영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법인의 재정 지원 없이도 우리 대학이 회계부정 없고, 임금 체불 없고, 착복 없는 전국 최고 수준의 재정 투명성과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은 구성원이 모두 주인이자 감시자가 되는 총장 직선제의 결과다. 대구대의 역사와 현실이 이럴진대, 구성원의 오랜 투쟁으로 어렵게 이루어낸 법인 정상화의 결과가, 대학 민주주의 파괴와 구성원들의 권한 박탈이란 말인가?

 

  

 4. 우리의 요구!

 

   우리 대학의 생존 기반과 정체성을 무너뜨리고, 구성원들로부터 총장 선출권을 박탈하려는 반민주, 반대구대 세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지 말라는 격언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거위의 배를 가르면 파국이다.

 

   우리는 대학 구성원들의 뜻과 결연한 의지를 하나로 모아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구하며,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수용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모든 사태의 책임은 영광학원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

 

하나. 무책임한 해교 행위, 직선제 폐기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하나. 대학 민주주의 파괴하는 박윤흔 이사장은 공개적으로 사과하라!

 

하나. 법인은 구성원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의무와 역할에 충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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