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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지원 예산삭감에 대한 교수회 성명

등록일 2019-02-15 작성자 교수회관리자 조회수 4043

연구지원 예산삭감에 대한 교수회 성명

 

  본부는 최근 소위 ‘균형예산’을 짠다는 명목 하에 교내연구비 전액 및 우수논문 게재장려금의 대부분을 폐지하는 가히 충격적인 2019년 예산안을 내놓았다. 본 교수회는 이러한 사태를 보면서 현 본부의 대학에 대한 철학과 운영 방식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누가 뭐라 하든 대학의 본질적 기능은 교육과 연구다. 당장 재정이나 평가와 같은 시급한 일들이 눈앞에 나선다 해서 본말을 잊어서는 결코 안 된다. 현재 우리 대학이 국내 전문학술지 게재 분야에서 타 대학에 비해 우위를 보이는 것은 효과적인 교내 연구비 지원 제도의 덕분임은 자명하다. 연구비 지원을 폐지하는 것은 연구 기능을, 나아가 대학의 본업을 포기하겠다는 선언과 다르지 않다.
  재정이 어려운 가운데 균형예산을 짜야한다는 고민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과연 균형예산이란 무엇이며, 무엇을 위한 것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예컨대 본부는 기숙사 건립을 위해 조만간 69억을 적립금에서 인출할 계획이라는데, 시설투자를 위한 적립금 인출은 균형예산이고 연구 지원을 위한 적립금 인출은 균형예산에 반하는 것인가? 오히려 우선순위를 따진다면 연구경쟁력 강화의 효과가 확실하게 입증된 연구비 지원이 하드웨어 투자에 우선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나아가 균형예산은 대학다운 대학을 이어가기 위해 필요한 것인데 이를 위해 대학의 본질적 경쟁력을 훼손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본부의 무원칙한 행정 행태이다. 본부는 몇 달 전부터 연구 마일리지제도 도입을 포함하여 연구 예산 절감과 연구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교수회와 협의해 왔고, 그 최종 결과를 전체 교수회의에서 발표한 것이 불과 한 달도 안 되었다. 그런데 그 사이에 정책을 바꿀 만한 어떠한 긴급한 사정 변경의 사유가, 그것도 교수회를 비롯한 구성원들과 한 마디 사전 협의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긴급한 사유가 있었다는 것인가? 아니면 교수회와의 협의도, 전체 교수들에 대한 약속도 하루아침에 뒤집어 버려도 되는 하찮은 것으로 치부하고 있는 것인가?
  차제에 본부의 행정 운영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지금 구성원들은 우리 대학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구성원들이 원하는 것은 이러한 위기를 타개해 나갈 확실한 대학 운영 방향이 무엇이냐이다. 본부가 자의적으로 설정한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납득하고 합의할 수 있는 방향을 알고자 한다. 위기를 빌미삼아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없는 예산 삭감과 복지 후퇴가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정상적인 경영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본부는 비상한 각오로 대학을 이끌어야 한다. 그러나 출범 6개월이 지나가는 지금 구성원들이 느끼는 본부의 모습은 여전히 안이하고 우왕좌왕한다는 것이다. 위기 상황에서 본부가 불안을 잠재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불안의 원천이 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보다 확고하고 신중하며, 구성원들과 진지하게 소통하는 리더십이 요구된다.

 

  이번 연구비 예산 삭감 사태에 임하여 본 교수회는 아래와 같이 강력히 요구한다.

- 교내연구비 및 우수논문 게재 장려금은 교수회와 합의하고 전체 교수회의에서 발표한 내용대로 원상 유지하라!
- 본부는 합리적이며, 계획성 있고 일관성 있는 행정으로 구성원들의 신뢰를 회복하라!
- 대학의 주요 정책을 밀실에서 정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말고 구성원 합의에 기초해서 추진하라!


  2019년 1월 12일
  대구대학교 교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