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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그리고 대한민국

등록일 2020-05-18 작성자 교수회관리자 조회수 4318

코로나19 사태 그리고 대한민국

 

김 용 원 교수(경제학과)

 

  “인류가 멸망한다면 그 원인은 핵무기나 자연재해가 아니라 바이러스일 것이다

  몇 년 전 지인인 의사로부터 이 말을 들을 당시에는 별 다른 감흥이 없었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니 그 말이 새삼 무겁게 다가온다. 누군가는 조금 심한 감기 정도라고 가볍게 여겼던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마비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상황을 보면서 첨단 과학기술을 뽐내던 인간이 실제로는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가 새삼 느끼게 된다.

 

  “우리는 더 이상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라는 말을 처음 듣고는 두려움마저 느껴졌다. 하지만, 어차피 지난 시간은 모두 과거이기에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자위해본다. 또한 우리는 과연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것을 잃기만 했나?’ 라는 의문도 가진다. 우리는 코로나19 사태로 몇 가지 소중한 것을 이미 얻었거나 앞으로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첫째, 처음으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을 갖게 되었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자 평소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부러워하면서 따라가고자 했던 국가들의 모습이 어떠했는가! 독일 등 유럽은 휴지, 미국은 총기 등의 사재기, 엄청난 수의 확진자와 사망자, 높은 수준의 봉쇄조치로 인한 자유의 제한 등 우리나라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딱한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었다. 흔히 어려울 때 사람의 본성이 나타난다고 한다. 결국 이들 국가의 발전된 경제 및 복지 수준도 결국은 독점 자본주의 시기에 식민지 지배와 수탈을 통해 축적한 결과가 아닌가 하는 다소 과격한 생각도 갖게 된다.

 

  둘째, 공동체 의식의 함양이다. 갈수록 개인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심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는 코로나19에 대한 대처 과정을 통해 국가의 역할 및 공동체의 중요성을 체감하게 되었다. 국가의 적극적인 방역대책, 재난지원금을 비롯한 각종 지원정책 등을 통해 우리는 오랜만에 국가라는 존재의 의미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고, 재난을 극복하는데 있어서 개인의 한계와 공동체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것은 향후 또 다른 형태의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이를 함께 극복할 수 있는 든든한 자산이 될 것이다.

 

  셋째,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에 대한 관심과 개선 가능성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어둡고 소외된 곳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요양병원 등 장기 수용시설의 취약한 환경, 콜센터와 같은 열악한 노동환경 등은 향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영세중소기업, 자영업자, 특수고용노동자 등 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과 지원도 강화될 것이다.

 

  넷째, 이번 코로나19사태에 대한 모범적인 대처로 K-방역, K-의료 등이 대한민국의 품격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으므로 향후 대한민국의 브랜드가 해외로 진출하면 더 큰 실적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6·25 한국전쟁 이후, 가난과 폐허 속에서 수많은 어려움과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에서 인구 5천만 명 이상 국가 가운데 1인당 3만 달러의 국민소득을 달성한 7번째 국가가 된 대한민국이다. 이러한 국민들의 저력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도 현명하게 극복하여 반드시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