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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재택수업

등록일 2020-04-16 작성자 교수회관리자 조회수 3925

코로나19와 재택수업


     홍 원 기 교수(ICT융합학부)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첫해 벽두부터 전 세계는 코로나 19로 몸살을 앓고 있다. 많은 국가들이 국경을 폐쇄하는 등 전시에 준하는 강력한 비상체제에 돌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3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코로나 19로 목숨을 잃었고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이라 하니 마치 인류 대혼란의 시기가 도래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신종 바이러스가 미치는 사회적·경제적 영향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혼돈 상황은 국내 교육계도 예외가 아니다. ··고등학교는 여전히 본격적인 개학을 미루고 있으며, 대학들은 모든 강좌의 온라인 강의라는 미증유의 재택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초기엔 3월 한 달 일시적으로 시행할 것 같았던 재택수업이 한주 두주 연장되더니 급기야는 전국의 대학들이 이번 학기 모두를 재택수업으로 진행할 태세이다. 재택수업의 장기화로 인해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의 목소리와 등록금 일부 환불 요구를 넘어 대량 휴학 사태로 이어지지 않을까 많은 대학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우리 대학도 예외는 아니어서 초기 재택 수업 방침에 대한 교수님들의 당혹감과 온라인 강의 진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왔다. 시스템의 과부하로 온라인 동영상을 제때 올리지 못하거나 온라인 강의 장비가 미처 준비되지 못해 재택 수업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이 다수 연출되기도 했다. 다행히 온라인 수업을 위한 툴 활용과 재택 수업에 대한 경험을 구성원들 간에 자발적으로 공유하고 자신만의 재택 수업 노하우를 찾으면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무처를 비롯한 대학 본부도 교수와 학생들의 불편, 불만 사항에 귀를 기울이고 정책에 신속히 반영하는 등 이번 어려움을 함께 타개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 주고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그러나, 학업 성취 피드백을 위한 과제 수위 조절, 적절한 평가 방법은 조속히 해결되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나아가 재택 수업이 또 다른 일상적 교수법의 하나로 자리 잡을 것에 대비해 온라인 교육이 병행될 수 있도록 대학 강의 시설의 현실화가 필요하다. 노트북, 테블릿 PC와 같은 교육 장비 구매에 대한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도 과감히 수정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 19의 큰 소용돌이가 지나가더라도 이번 전국적인 재택 수업은 그동안의 전통적인 대학 교육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우리 대학은 이미 가상강좌를 실시한 지 20년 가까이 되었고, 2012년부터 대학 공개 강의서비스(OCW) 사업으로 활동하고 있으나 사실 구성원의 참여는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한 편이었다. 비록 자발적 시작은 아니었지만 이번 온라인 수업에 대한 교수들의 경험은 우리 대학의 교육 역량을 대외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대학은 다른 어느 대학보다 경쟁력 있는 우수한 교수진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감춰졌던 우리 대학의 수준 높은 강의가 OCW에 활발히 올라오고 외부의 호평으로 이어진다면 진정 교육으로 편견을 없애는 대학이 될 수 있을 것이며, 우리 대학에 대한 대외 인식을 한층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다.

 

  2차 대전 이후 국제관계 질서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만큼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코로나 19가 교육계에 어느 정도의 파장을 불러올지 지금으로서는 그 깊이를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나 비록 우리 대학 구성원들에 큰 불편을 초래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를 슬기롭게 대처한다면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이끄는 리더 대학으로 성장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