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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을 인정하는 대학

등록일 2019-03-15 작성자 교수회관리자 조회수 4054

다양성을 인정하는 대학

 

박 종 근 교수(과학교육학부)

 

  주변 교수들 몇 분과 담소를 즐기다가 들은 이야기이다. 한 교수님이 유학 생활 중에 지인과 나누던 이야기란다.

  “당신은 지금 힘들게 박사학위과정을 이수 중인데, 학위 후에는 무엇을 하고 싶어?”

  “난 최종목표가 메가스터디 강사야.”

  이 말을 들을 당시 내 머리를 스친 의문은 박사학위를 힘들게 받아서 학원강사를 하고 싶다고?’였다.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이유는 뻔했다. 대학 교수로서는 벌기 힘든 만큼의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니, 학문 연구가 기본이라는 대학교수로서의 내 잣대만을 들이대서 학원강사라는 직업을 우습게 생각한 것이다.

 

  개학을 앞둔 2월이면 보통 인사 관련 문서가 포털을 통해 전달된다. 올해에도 우리 대학에 6년 정도 근무하시던 정년트랙 교수님의 면직 내용이 있었다. 그 전에는 신규임용 취소 내용도 있었다. 도대체 이분들은 왜 우리 대학을 떠나는 것일까? 인정하기는 싫지만 우리는 익히 그 답을 알고 있다.

  대학이 발전하는 힘은 무엇일까? 나는 대학 구성원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구성원을 통해 우리 대학 이름을,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에서까지도 기억하게 만드는 것이 대학의 힘을 기르는 길이다. 교수들의 뛰어난 연구 성과, 살신성인의 봉사 정신 그리고 수준 높은 강의 실력을 통해 언론 보도를 이끌어 내는 것도 여러 방법들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대학에서 진행하는 정책, 즉 강의 효율을 높여 경비를 절감하고자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은 다양성이 요구되는 교수 집단을 자꾸 한 방향으로만 몰아가는 느낌이 든다. 교수에 따라서는 교육뿐만 아니라 연구와 봉사에도 충분한 시간이 할애된다면 능히 훌륭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 있는 분들이 분명히 있다고 본다. 또한 교수 가운데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 창업을 하고 싶은 분도 있을 것이다. 창업에 여러 제약이 있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학교에서 교수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교수들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일이며 이를 통해 교수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 대학이 나아갈 길이라 생각한다. 능력 있는 교수가 더 이상 우리 대학을 멀리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