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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학교의 물적토대 활용에 대한 제안

등록일 2018-11-16 작성자 교수회관리자 조회수 4017


대구대학교의 물적토대 활용에 대한 제안

서요성(독어독문학과)

 

  올해 1월 말에 개최되었던 학과장 워크숍은 대학2주기평가에 즈음하여 본부가 학교의 준비상황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하는 자리였다. 피피티 자료를 통해 알게 된 대구대학교의 정량평가 점수는 대부분의 참석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기에 충분했다. 유감스럽게도 정량평가 점수는 대경/강원권 25개 대학 중 상위 66%에 해당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법인책무성, 장학금지급율, 취업률, 전임교원확보율, 재학생충원율 지표가 미충족되었다. 다행스럽게도 그뒤 구성원들의 법인전입금 모금운동과 정성평가에 대한 헌신적 노력이 더해져서 우리는 8월에 교육부로부터 자율개선대학 선정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만약 교육부가 정량평가 점수로만 권역별 대학을 일렬로 세웠다면, 지금 우리는 늦가을 교정의 정취를 마냥 즐길 수만은 없었을 것이다.

 

  지금의 기조상 3년 뒤에 우리는 다시 대학3주기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다. 앞의 5가지 미충족된 지표 충족은 난망하며, 지금껏 지표점수 만점을 받았던 신입생충원율도 낙관할 수 없다. 왜냐하면 학령인구감소 현상이라는 전대미문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구대학교의 중장기 정책은 정성점수와 관련한 지표 향상과 그를 위한 신입생 유치와 관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교육체계와 프로그램, 특히 대학자율역량강화사업(ACE+)으로 파생되었던 학사제도 개편, 창의융복합전공 확대, 교양개편 등은 앞으로도 중요성을 잃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학과 전공의 벽이 높고 견고한 상황에서 그 이외의 교육혁신만으로 지속적 대학 발전을 구상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지금 대구대학교는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본인은 대구대학교 혁신적 변화의 시발점을 하드웨어에서 찾아보면 어떨까 제안해 본다. 마침 우리에게는 이웃 대학과 비교할 수 없는 광활하고 아름다운 캠퍼스가 펼쳐져 있다. 진량벌은 외진 곳이지만 그만큼 정숙하고 자연친화적이며, 교수들이 연구하고 학생들이 자기수양을 하기에는 최적의 장소라고 여겨진다. 곧 행복기숙사가 신축될 예정이며, 본부 부처의 이동으로 빈 사무실이 남았고, 앞으로도 합리적인 공간재배치 정책을 통해 교육에 투입할 공간이 더 기대되고 있다.

 

  대구대학교가 교육연구기관이라면, 그 중장기 발전계획은 단기간의 미봉책이나 수익사업을 통한 여건개선보다는 교육연구의 총체적 개선으로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대구대의 천혜의 환경은 교육혁신의 가능성을 낳는 중요한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대학 구성원들 사이에도 이미 논란이 되고 있는 정주형 대학(Residential College, RC)을 하나의 대안으로 언급하고 싶다. 정주형 대학은 생활과 교육이 일체가 되는 교육모델이다. 이를테면 모든 신입생이 학교에 체류하면서 교양학점을 이수하고 방과후 강좌를 들으며 상시 교수들과 수다한 이야기의 꽃을 피우며 생활공간을 공동으로 만들어간다. 그러면 지지부진한 리버럴아츠컬리지의 활성화는 물론이고 학사제도 및 교양 개편, 비교과프로그램 확산 등의 다양한 교육혁신 정책이 뒤따라 나오면서 대구대는 교육중심대학으로서의 정체성을 갖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