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MeToo 움직임을 보는 한 시선

등록일 2018-04-16 작성자 교수회관리자 조회수 4141

#MeToo 움직임을 보는 한 시선

 

강희(영어영문학과)

 

이제 우리는 현실이 픽션 못지않게 픽션 같은 시대를 살고 있다. 매일 접하는 TV 뉴스들은 드라마보다 더 극적이고 가짜뉴스는 진짜 뉴스로 둔갑하면서 언론매체들은 그 진위를 가리느라 언론의 역할과 기능을 두고 혼돈의 시대를 맞고 있다. 작금 우리 사회를 강타한 #MeToo 현상 또한 오래된 성과 권력 간의 관계구도에서 개인(여성)의 성적 주체성과 권리의 문제가 전례 없는 사회문제로 부상하면서, 그것이 던지는 의미를 두고 우리 사회는 또 다른 차원의 혼돈과 논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푸코는 성과 권력의 관계를 생물학적 구성체라기보다는, 역사적으로 특정한 사회적·문화적 관습들 사이에서 권력에 의해 정의되고 구조되는 것으로, 역사적 구성물로서, 사회적 장치로, 문화현상으로서 성 담론을 풀어내고 있다. 우리의 #MeToo 움직임도 푸코가 말하고 있는 성과 권력 관계를 잘 보여주면서, 성은 인간의 존재성을 설명하는 중요한 한 범주로서 그 사회와 문화 이데올로기를 설명하는 매체가 될 뿐만 아니라 (피해)여성의 (혹은 피해 남성의) 주체적 자아를 형성하는 과정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때문에 지금의 #MeToo현상에서 조금이나마 바라는 바가 있다면, 여성의 성이 여전히 남성적 욕망과 권력구도에 의해 주도되는 성문화 속에서, 침묵하며 묵인, 공모해 온 우리사회는 먼저 어떤 성찰을 해야 하는지를 자문해야 한다. 남성중심의 무의식적 논리가 팽배한 우리의 성 인식 또한 근본적으로 변해야 하고, 사회적, 법적 장치들도 시대에 걸맞게 피해자의 인권이 더 이상 유린되지 않도록 제대로 정비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여성들은 스스로 주체적 여성성을 모색하는, 즉 자신의 성적 주체성을 새롭게 회복할 수 있는 여지를 타진하고, 그 의미화 과정에서 어떤 저항과 협상을 보여줄 수 있는지, 그리고 자신의 몸과 여성성에 대한 주체적 권리를 사회적 담론 속에서 소통하면서 그것을 행동과 실천으로 연결 할 수 있는지 등의 질문들을 제기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